기사 메일전송
엄청난 적설량이 만들어낸 울릉도의 환상적인 설경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12-23 04:59:15

기사수정

울릉도 도동항[이승준 기자] 겨울철 울릉도는 말 그대로 설국(雪國)이다. 폭설이 한 번 지나가면 엄청난 눈이 섬을 뒤덮어 옆집도 오가기 힘들게 되는 곳이다. 특히 산 위의 적설량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바닷가보다 훨씬 많고 잘 녹지도 않는다. 덕분에 울릉도 성인봉은 겨울철 눈꽃 산행지로 언제나 인기다. 특히 동해 바다의 습기를 머금은 눈이 나무와 바위에 붙어 만들어 내는 설경은 환상적이다. 


울릉도 도동항울릉도는 성인봉을 중심으로 내리뻗은 세 가닥 굵은 산줄기가 뼈대를 형성하고 있는 섬으로, 나리분지는 북동쪽과 북서쪽으로 뻗어나간 산줄기 사이에 둥지를 틀었고, 도동항은 남쪽으로 흘러내린 산줄기의 동쪽에 자리를 잡았다. 성인봉 주등산로는 도동항에서 성인봉 남동릉을 따라 나 있다.


울릉도 도동항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은 해발 고도가 1,000m에 가까운 산이다. 배가 닿는 도동항에서 출발해 정상에 오르려면 산 높이만큼 고도를 올려야 한다. 산길에 눈까지 깊게 쌓인 상태라면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 하지만 폭설이 내리면 울릉도 산악인들이 방문객을 위해 길을 뚫어두기 때문에 정상까지 오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울릉도 저동항성인봉 산행은 여객선 선착장인 도동항에서 시작한다. 도동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산 쪽으로 올라가면 커다란 고가도로가 보인다. 이 부근에서 오른쪽으로 대원사 가는 길이 나 있다. 대원사 가는 길 입구에 안내판이 서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원사 방향으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타고 10분쯤 오르면 성인봉 등산로가 시작된다.


울릉도 저동항산길을 따라 오르다 마지막 집을 지나면 휴식장소가 나온다. 이어 478.5m봉 북사면을 가로지르는 산길이 나타난다. 고도가 높아지는 이 부근부터 눈이 눈에 띄게 깊어진다. 산길 주변에 자라는 나무가 한결 굵어지며 숲도 짙어진다. 굵고 시원스런 활엽수에 쌓인 하얀 눈꽃을 보면서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울릉도 저동항아름드리 수목이 가득한 바람등대를 지나면 경사가 다소 급해진다. 하지만 성인봉까지 널찍한 능선길이 이어지면서 길을 찾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통나무 계단이 곳곳에 눈에 띄는 널찍한 길을 따라 15분쯤 오르면 헬기장이라 부르는 쉼터가 나온다.


울릉도 저동항헬기장에서 정상까지는 10분 거리. 정상에는 ‘聖人峰’ 한자가 새겨진 표지석이 서 있는데, 겨울철에는 눈에 묻혀 있기 십상이다. 표지석 바로 옆 바위에 올라서면 성인봉 일대의 산세와 바다가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정상 20m 북쪽 아래에 조망대가 있는데, 그곳에서 보는 북쪽 경치가 막힘이 없다. 북서쪽으로 뻗은 형제봉~송곳봉 능선과 나리분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울릉도 일주도로

겨울철에는 정상에 오른 뒤 올라온 길을 되짚어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리령 방향으로 길이 잘 나 있다면 그쪽을 이용해도 된다. 정상 직전의 쉼터에서 서쪽 아래로 나리분지로 가는 등산로가 나 있다.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둔 급경사 길을 20분쯤 내려가면 나오는 작은 공터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리분지 가는 길이다.


겨울에는 풍랑으로 결항하는 경우가 잦아 사전에 확인이 필수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천년 역사향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