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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승 투수 장원준, 끝내 은퇴 선언, "그만할 때 됐다고 생각, 후련하다"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11-01 17: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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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 /사진=두산 베어스[이승준 기자] 18시즌 동안 활약하며 132승, 2000이닝을 소화한 장원준(38·두산 베어스)이 결국 정든 그라운드와 작별한다.


두산 베어스는 28일 "장원준이 최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부산고 출신 좌완투수로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 1차 지명을 받은 뒤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5시즌에 앞서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 시절 이미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장원준의 꾸준함에 두산은 4년 80억 원에 베팅을 했다.


이적 첫 해 30경기에서 12승 12패, 평균자책점(ERA) 4.08을 기록했고 14년만의 'V4' 1등 공신으로 거듭난 그는 이듬해에도 27경기서 15승 6패, ERA 3.32로 두산의 통합우승에 앞장섰다. 특히 2016년엔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과 함께 '판타스틱4'로 불리며 KBO 최다승(93승) 기록에 일조했다. 2017년에도 14승(9패)을 보태며 8년 연속 두 자릿수 기록을 작성했다.



장원준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9년간 188경기에서 47승 42패 1세이브 12홀드, ERA 4.49로 활약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446경기 등판 132승 119패 1세이브 14홀드, ERA 4.28.


두산에서 첫 3시즌 맹활약한 장원준은 이듬해부터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했다. 4시즌 동안 사실상 팀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던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고민했으나 이승엽 감독의 만류 끝에 다시 새 시즌을 준비했다.


선발로 다시 시즌을 준비한 장원준은 왼손 투수 최승용, 영건 김동주 등의 성장 속에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크나 큰 성과를 얻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 투수 공백 속 팀이 절실히 필요로 할 때 제 역할을 해냈다.


2군에서 철저히 준비하면서 기회를 기다린 장원준은 지난 5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시즌 첫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됐다. 2018년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844일 만에 거둔 1승이자 프로 130번째 승리였다. 이는 KBO리그 역대 11번째이자 역대 좌완 최고령 130승(37세9개월22일)을 달성했다.


당장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베테랑임에도 살아남기 위해 신무기를 장착한 결과였다. 2군에서 권명철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한 게 효과를 봤다.



시즌 최종전에선 역대 9번째로 2000이닝을 채웠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투수를 아낄 필요가 있었던 상황에서 장원준은 끝까지 팀을 위해 공을 던졌고 많은 팬들을 감동시켰다.


예상대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선 제외됐고 장원준은 마지막을 준비했다.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했고 장원준은 구단을 통해 은퇴 의사를 전했다.


장원준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는 선택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를 그만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 이러한 결심을 했다"며 "FA 계약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해주시고, 부상으로 힘들 때 기회를 더 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세웠던 마지막 목표들을 이뤘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이다. 다만 후배들을 생각하면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우리 팀에는 유능한 후배들이 많으니 성실하게 훈련해 팀 도약을 이끌어주길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승엽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들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마지막까지 박수를 받고 떠날 수 있는 것은 전부 '팀 베어스' 덕분"이라며 "부족했던 내게 엄청난 힘이 됐던 팬들의 함성을 평생 잊지 않겠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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