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세계태권도연맹 제공[이승준 기자] 한국 여자 태권도 기대주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월드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김유진은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개막한 2023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 여자 57㎏급 준결승에서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에 라운드 점수 1대 2로 역전패하면서 결승행은 좌절됐다.

주특기인 오른발 머리 공격을 앞세워 1회전을 4대 0으로 순조롭게 따낸 김유진은 2회전을 내준 데 이어 3회전에서도 5점짜리 뒤후려차기를 얻어맞아 4대 5로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15초 전 4대 8로 뒤진 김유진은 악착같이 공세를 이어가 감점 4개를 유도, 10대 10 동점으로 3회전을 마쳤다.

동점 시 회전 기술, 머리, 몸통, 주먹 공격, 감점 등을 집계해 승자를 가리는데 심사 끝에 최종 패배가 확정됐다.

이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모교인 한국체대 선배인 이아름(고양시청)을 라운드 점수 2대 0으로 제압하며 대회 두 번째 출전에 첫 메달을 따냈다.

김유진은 "지난번 처음 출전한 그랑프리에서는 무릎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뛰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메달을 따서 기분이 좋다"면서, "앞으로 더 날카롭게 기술을 연마해 2차 대회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말했다.

김유진은 지난해 10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그랑프리 데뷔 무대에서는 이아름에게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바 있다.

182㎝의 장신인 김유진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부진을 거듭한 한국 여자 태권도의 대표 기대주이다.

서울체고 재학 중 청소년 국가대표에 선발, 2016년 캐나다 버나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여자부에서 유일하게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 체급에서는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제이드 존스(영국)가 정상에 섰다.

남자 68㎏급에 출전한 진호준(수원시청), 권도윤(한국체대)은 모두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 체급 금메달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울루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에게 돌아갔다.

대회 이틀째인 오는 10일에는 남자 58㎏급 장준(한국가스공사)과 배준서(강화군청), 여자 67㎏급 김잔디(삼성에스원).홍효림(강원체고), 여자 67㎏초과급에서 우리나라 여자 태권도 간판인 이다빈(서울시청)이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