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정후/키움 제공[이진욱 기자] 타율 1위로 올라선 이정후(23.키움)가 생애 첫 타격왕 등극에 청신호를 켰다.

이정후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11-2 대승을 이끌었다. 전날에도 5타수 4안타를 쳤던 이정후는 이틀 동안 8안타를 몰아치면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시즌 타율은 0.371까지 끌어올려 2위 강백호(22.KT.0.357)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이정후는 강백호와의 타격왕 경쟁에 대해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경기 후 그는 “정규시즌이 5경기 정도 남았다면 의식이 되겠지만 아직 20여 경기나 남았다”면서, "2018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어서 그런지 타석에서 점점 급해지면서 오히려 타격감이 떨어졌다”고 떠올렸다. 

이정후는 이어 “타율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다. 결국 자신과 싸움이 중요한 것 같다. 평정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백호의 타격 스타일에 대해서는 “나와 다르다”면서, “(강)백호는 파워를 갖췄다. 지난해보다 더 많이 성장한 모습이다. 올 시즌엔 공을 기다릴 줄 알고 자신이 설정한 존에 오는 공만 타격하더라. 나도 배워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반면 나는 정확히 맞춰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유형이다. 서로 타격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언더(0.422)와 우완(0.397)에 강했지만 좌완(0.284) 투수를 상대로는 다소 약점을 보였다. 지난 시즌(좌완 0.363.우완 0.317.언더 0.383)이나 2019시즌(좌완 0.364.우완 0.328.언더 0.298), 2018시즌(좌완 0.370.우완 0.350.언더 0.340)과는 확실히 달라진 수치다. 

이정후는 “예전엔 왼손 투수들에도 자신 있었는데 올해는 성적이 안 나왔다. 그러다보니 생각도 많아졌다”면서, “올 시즌엔 좌완 투수들이 몸쪽을 과감하게 공략하거나 체인지업도 많이 던진다. 올해 (기량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