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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55] 제44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극단 작은신화, 최용훈 연출 '믿을지 모르겠지만'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06-07 13: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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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제44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김이율 작 최용훈 연출의 믿을지 모르겠지만을 관람했다.


김이율은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이후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블루웨이 출판사 대표, 책쓰기 코치 등으로 활동하며 50여 권의 동화와 에세이를 펴내며 작가로 쉼 없는 시간을 보내며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대본공모전 수상 이후 6년 만에 장막극으로 대학로에 돌아왔다.


최용훈 연출은 <극단 작은신화>의 대표로 1986년 <극단 작은신화>를 창단하여 진지한 자세와 열정을 생명으로 순수 연극만을 지향하며 30년간 극단을 이끌어 왔다. 또한 우리 창작극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하는 우리연극 만들기, 실험 단편연극제인 자유무대, 고전을 새롭게 해석함과 동시에 그 가치를 발견하는 고전 넘나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극단을 운영하면서 질적인 측면에서 한국연극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2016년 2월 공연된 <토일릿 피플>을 연출하며 변기 타고 탈출한 탈북난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부조리 하고 모순에 찬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는지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냈으며 10월에 공연된 <싸지르는 것들>을 통해 현대사회 상류층의 속물근성과 이기주의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비판하는 등 활발한 연출 활동으로 2016년 한국연극연출가협회로부터 연출가 상을 수상한 중견 연극연출가다. 2017년에는 국립극단의 <광주리를 이고 가시네요.>를 연출해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7개의 짧은 이야기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어머니가 남긴 쪽지로 정체성 혼란에 빠진 서른다섯 남자, 수색작업에서 본 것과 꿈을 헷갈리는 잠수부, 과거 자신이 내린 처방으로 괴로워하는 여의사, 성추행범을 잡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어 서러운 지하철 수사대 경찰,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였던 민 대리, 트렌스젠더 마담, 그리고 이 모든 장면의 열쇠를 가진 대작가와 소설가 지망생의 이야기다.


35살 남자가 어느 날 자신의 부모에 관한 충격적인 정보를 마주하게 된다. 그 정보의 진위를 확인할 겨를도 없이 아버지는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고 어머니는 저수지 근처에서 실종된다. 그리고 어머니가 남긴 의문의 쪽지 하나가 사건의 미스테리를 증폭시킨다. 이후 어머니의 실종을 조사하던 잠수부,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의 여의사 등이 차례로 등장하여 35살 남자의 부모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던지는 듯 보이나 사실 이 모든 인물들은 실타래처럼 서로 엮여있다는 사실들이 차근차근 드러난다. 마치 연쇄극처럼,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연결고리를 따라가는 극적인 재미를 통해 결국 이 작품은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성소수자의 문제를 담담하지만 흥미롭게 이끌어 낸다. 하지만 극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이야기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무대 좌우에 가리개를 세 개씩 세우고 배경에는 마지막 부분에 사용할 좌우 두 개의 문을 만들었다. 배경 양쪽과 객석 가까운 좌우 벽에도 등퇴장로가 있다. 열개의 의자를 이동시키며 사용하고 롤러 달린 의자나 안락의자도 사용한다. 배경에 장면변화마다 문자를 투사해 제목을 알린다.


강진선 김기준 서광일 박상훈 이승현 조민교 박소아, 권호조 박다혜 김광호 전다운 문경 윤준영 강지수 등이 출연해 성격창출은 물론 감정설정과 표현에서 열정을 다해 관객을 완전히 작품에 몰입시킨다


조명 이보경, 음악 이형주, 조연출: 전다운, 조연출보: 박규현, 조명오퍼: 문건우, 음향오퍼 : 민아람, 영상오퍼 : 윤노찬, 사진 윤현태, 기획 이홍근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 역시 드러나, 제44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극단 작은신화의 김이율 작 최용훈 연출의 믿을지 모르겠지만을 새 세대에 걸맞는 신선하고 독특한 새로운 형식의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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