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한국의 작은티벳! 대원사 티벳박물관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3-02-04 11:22:17
  • 수정 2023-09-03 03:04:39

기사수정


[박광준 기자] 달라이라마와의 인연의 씨앗으로 티벳불교의 관심과 티벳박물관의 건립은 시작됐다.


현장스님과 달라이라마티벳불교와의 첫 인연은 1987년 인도를 여행하다가 라닥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난 인연에서 비롯됐다. 그 때 달라이라마는 라닥의 '쵸크람사'에서 한 달 동안 말을 앓고 기도만 하는 묵언 기도를 올리고 계셨다.


묵언 기도가 끝나는 날 달라이 라마를 한 시간 동안 뵈었는데, 전 세계인의 추앙을 받는 분이시면서도 꾸밈없이 소탈한 모습이셨다.



그 때의 인연을 씨앗으로 저는 티벳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티벳박물관을 건립했다.


티벳불교 문화는 인류가 이룩한 가장 영적인 문명중 하나이다. 또한 티벳박물관은 이러한 티벳의정신문화와 예술세계를 소개하고 한국 불교와 영적 교류를 활발히 하기 위해 건립됐다.


티벳과 몽골은 중국이나 인도 못지 않게 우리나라와 문화교류가 활발했던 때가 있었다.


이 두나라의 종교와 문화를 연구하면 우리의 말과 풍속, 예술을 깊이있게 알 수 있음은 물론이고, 티벳불교의 좋은 점을 배우고 받아들여 우리나라 불교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세간의 이모저모에 눈과 귀를 기울이며 숨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삶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스승을 만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전남 보성군 문덕면 죽산리 천봉산 깊은 골, 이 두메산골의 작은 산사인 대원사에 들어선 작은 티벳으로서 티벳박물관은 앞으로 티벳 문화를 일반대중에게 알려 물질 만능주의에 젖어들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현상에서 벗어나 정신문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티벳의 지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장소가 된다.


# 제1전시관

- 티베트 불교 불상, 법구, 공예품 등이 전시돼 있는 티벳박물관 제1전시관



평균 해발 고도 약 3,800m의 세계의 지붕에 살고 있는 티베트인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뵈'라고 부른다. 티베트 각 지방은 암도(동북부), 캄(동부), 위/짱(중앙), 꽁뽀(동남), 아리(서부) 등으로 나눠 부르고 있다. 


관세음보살은 티베트인에게 가장 특별한 존재로서 티베트 민족 신화에 의하면 관세음보살은 티베트 민족의 창조자이자 수호자이며, 티베트 역사에 등장하는 많은 왕들과 성인들은 물론이고 현재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14대 달라이 라마 또한 관세음보살의 화신으로 여겨진다.


약 7세기경부터 불교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티베트는 당시 송짼감뽀 왕 때 티베트 문자를 만들기 위해 학자들을 인도지역으로 보내 지금의 티베트어를 만들어 경전 역경을 통해 불교 문화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8세기경 인도에서 온 밀교 성자 구루 빠드마삼바바로 부터 밀교가 전해져 티베트 불교의 주춧돌을 놓여 졌고 이후 랑 다르마 왕(841년~846년 재위) 시대 이후 불교 쇠퇴의 길을 걷다가 10세기 이후 인도에서 온 아티샤(982년~1054년)라는 훌륭한 스승과 함께 부활하게 된다.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구루 린뽀체(구루 빠드마삼바바). 가장 오래된 종파인 '닝마파'의 개조이나 다른 종파에서도 구루 린뽀체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티베트인들은 매달 티베트력 10일을 구루 린뽀체 기도일로 정해 특별히 기도를 드린다. 


10세기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티베트 불교는 융성한 발전을 거듭하다 1951년 중국의 침략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급기야 중국 정부의 위협을 피해 1959년 3월 17일 14대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를 떠나 인도로 망명하게 되고 많은 불교 스승들 또한 뒤를 따르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침략으로 약 10만명이 넘는 티베트인들은 세계 각지로 흩어져 결과적으로 티베트 불교를 전세계에 전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상황은 8세기경 앞에서 언급한 위대한 성자 구루 빠드마삼바바는 “불새가 날고 바퀴 달린 말들이 질주하는 날, 뵈 민족이 전 세계에 흩어지고 다르마(부처님 발씀)가 홍인(紅人, 백인)의 대륙에 이르리라”라고 했던 예언이 약 1300년이 흐른 시간에 와서 그대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티벳박물관 제1전시관에는 천년넘게 이어져 온 티베트 불교의 다양한 불상, 법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에겐 가장 낯설고 얼굴을 뜨겁게 만드는 불상이 있다. 바로 '얍윰'이라고 부르는 '부모불'이다.  



티베트 불교의 밀교에서는 지혜를 남성으로, 자비를 여성으로 표현한다. 수행의 궁극적 결과에 다다르면 몸속에 있는 음적에너지와 양적에너지가 하나로 합쳐져서 지극한 환희심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최상의 깨달음의 상태, 즉 지혜와 자비가 완전한 합일을 이룬 깨달음 상태의 상징적 표현이 부모불이다.


# 제2전시관


티벳박물관 2층에 마련된 제2전시관에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만다라, 의학 탕카 등이 전시되고 있다. 모래 만다라는 티베트어로 '뒬췬뀔코르'라고도 부른다.



만다라는 돌을 부순 가루에 색을 넣거나 색깔이 있는 모래를 이용해 조성한다. 만다라는 제작 개시부터 파괴까지 대략 1주일 정도 걸린다. 엄격하게 정해진 방법에 따라 먼저 먹줄을 친 후 가느다란 관으로 색깔 있는 모래를 떨어트려 가면서 만다라 전체를 만들어 간다. 법회 의식에서 만들어진 만다라는 의식이 끝나면 흐트려서 강물에 띄워 보낸다.  


여기서 그 뜻은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생겨난 것은 반드시 없어진다 진실을 깨닫고 아름다움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물에 사는 용왕에게 공양을 올려 비와 바람이 순조로워 자연의 재앙으로 고통받지 않기를 기원한다. 셋째, 우리의 육신과 우주 삼라만상이 성스러운 입자, 본질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명상하는 것이다.

 


티베트 의학은 히말라야 산맥을 중심으로 광대한 지역에 흩어져 살던 유목민, 농민의 특수한 생활환경에서 비롯된 민간 요법과 8세기경 중앙 집권적인 국가 체계를 갖추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국, 인도, 페르시아 의학 등을 선택 흡수하여 점차 티베트 고유 독특한 의학으로 정립되었다. 현재 인도, 몽골, 티베트, 내몽골자치구, 네팔 등의 티베트인, 몽골인 거주지역과 부탄 왕국에서 지금도 임상에 이용되고 있으며 일부 약은 세계 시장에 진출해 좋은 평을 듣고 있다.


티베트 의학서 '규씨'(四部醫典, 사부의전)에는 신체관, 병의 종류와 진단, 치료법이 집대성되어 있으며 이 의학서는 '제1부 근본편'(둠부당뽀짜뵈귀)에는 총 논문의 개념으로 6장으로 되어 있고 의학 부처인 '약사불'에 대한 설명과 나머지 세 딴뜨라의 전체구조 및 그 내용에 대한 개요를 담고 있다.

 


'제2부 논술편'(둠부니빠셰빼귀)에 인체의 해부 생리, 질병 원인과 병리, 식생활과 일상 생활, 제약과 약물, 의료기구에 관해 질병 진단과 치료 방침 등 총 31장으로 돼 있고 '제3부 비결편'(둠부쑴빠맨악기규)은 내과, 외과, 부인과, 소아과 등에 병세와 치료 방법 등 92장으로 돼있다. '제4부 말미편'(둠부시빠치베귀)에 진맥(쨔)의 진단법, 소변 검사, 채혈법, 침과 뜸의 경락과 약물의 사용법 등 27장으로 되어 있다.

 

8세기경 '유톡 욘땐 괸뽀'는 중요한 의학서 '규씨'(四部醫典, 사부의전)를 만들었고 12세기 '유톡 욘땐 괸뽀'의 후손 '유톡 싸르마 욘땐 괸뽀'에 의해 집대성됐고 제5대 달라이라마(1617~1682) 시대때 섭정인 '데씨 쌍걔 갸초'는 그 규씨에 대한 주석서 바이두랴 묀뽀'를 저술하고 또한 규씨에 담긴 어려운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탕카 79점을 남겼다.

 



텍스트 위주였던 티베트 의학서를 제5대 달라이라이라의 섭정이였던 '쌍걔 갸초'가 분야별로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것이다.

 

그 밖에 제2전시관에는 티베트인들의 장신구, 탕카 등이 전시돼 있다.

 

티베트 탕카, 사비관세음보살(四臂觀世音菩薩). 팔을 네개 가진 사비관음보살은 티벳에서 일반화된 관음상 중 하나이다. 사비관음은 육자지언(六字眞言), 즉 '옴.마.니.반.메.훔'을 지니고 있어 육자관음이라고도 불린다. 사비관음이 오른손에 쥔 봅주는 구제를 상징한다./사진-윤정숙 기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한국의 전통사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조선왕릉 이어보기더보기
 한국의 서원더보기
 전시더보기
 한국의 향교더보기
 궁궐이야기더보기
 문화재단소식더보기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