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성경 이해 하기 15] 이삭과 리브가의 만남(창세기 24장 53~67절)
  • 우성훈 기자
  • 등록 2023-02-03 13:35:42
  • 수정 2023-02-03 23:06:42

기사수정

The Meeting of Isaac and Rebekah[우성훈 기자] 엘리에셀의 리브가의 집으로 가 그녀의 오빠와 어머니에게 결혼 예물로서 보물과 의복을 준다. 그리고 그들과 하룻밤 유숙하고 난 다음 날 아침 그녀의 오빠 라반과 그 어머니에게 리브가와 함께 그 주인인 아브라함에게로 돌아가기를 허락해 달라고 한다. 그러자 리브가의 오빠 라반과 그녀의 어머니는 열흘의 말미를 주어 리브가와 작별의 정을 나누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러나 엘리에셀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형통한 길을 주셨다면서 자기를 만류하지 말라고 이르고 이에 리브가의 가족들은 리브가의 의사를 물어보겠다고 하지만 리브가 또한 지체하지 않고 엘리에셀을 따라 가나안 땅으로 바로 떠나겠다 한다. 그러자 리브가의 오빠와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리브가는 천만 모든 민족의 어머니가 되면서 그녀의 후손이 그 원수의 성을 얻으리라 축복한다. 그리고 리브가는 여종들과 함께 엘리에셀이 끌고 온 낙타를 타고 엘리에셀을 따라 그녀의 고향을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간다. 


이때 가나안에선 이삭이 저녁때에 나가서 묵상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삭은 리브가가 타고 오는 낙타들은 발견한다. 이삭은 이 낙타 떼를 향해 달려가고, 이에 리브가가 마주 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엘리에셀에게 묻는다. 이에 엘리에셀이 자기 주인 이삭이라고 말하니 이에 리브가는 얼굴의 너울을 가려 신부의 예를 갖춘다. 그리고 엘리에셀은 다다른 이삭에게 그간의 모든 사연을 말한다. 그러자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해 그의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녀를 아내로 삼는다. 그리고 이삭은 그녀를 아끼고 사랑한다. 리브가가 아브라함의 가문에 시집을 오고 이삭이 어머니 사라가 죽은 이후에 위로를 얻는다.


이삭과 리브가의 결혼은 그 당시 가나안 지방에 있어 대단히 큰 사건이었다. 비록 그 위세나 세력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진 않지만, 그 당시 이삭의 무리는 가나안 지방의 한 국가와 전투를 벌일 수 있을 정도로 큰 무력을 지닌 부족 집단이었다. 그래서 이삭과 리브가의 결혼은 그 당시 가나안 지방의 유력자였던 가문의 수장 결혼식으로서 마치 왕의 결혼식처럼 당대의 지역사회에 있어서 큰 의미가 있던 사건이었다. 


게다가 무엇보다 그들의 결혼 과정에서 하나님이 개입함으로써 그들의 결혼은 이제 인류를 구원하는 하나님의 일을 대신할 가문의 결혼이라는 온 인류와 관계된 엄청난 결혼이 된다. 이삭과 리브가의 혼인은 이처럼 마치 왕과 왕비가 결혼한 사건이 당연히 한 부부의 결혼이라는 의미를 넘어 물론 한 왕조의 대를 이어 국가 전체와 역사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던 것처럼 이삭과 리브가가 결혼한 것은 단순히 한 가정이 대를 잇는 것을 넘어서 세계의 역사와 운명이 바뀔 수 있는 큰 사건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역사와 세상이라는 큰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결혼 속에서도 성경은 이삭의 심리라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브라함이 이삭의 며느리를 구하러 엘리에셀을 보낸 계기를 성경에서는 밝히고 있다. 아브라함은 어머니를 여의고 상심한 이삭을 위로하기 위해 그 며느리를 구해주기로 한다. 물론 아버지의 도리로서 또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언젠가는 이삭의 며느리를 구해줬을 테지만 아브라함은 다른 어떤 이유보다 자식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며느리를 구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구한 며느리를 이삭은 기쁨과 기대로 맞았고 이 둘은 서로 사랑하였고 마침내 이삭은 어머니를 잃은 상심을 위로받았다고 한다. 어쩌면 세상을 변화시키고 온 인류에게 영향을 끼칠 이 위대한 결혼에서도 성경은 이삭의 마음을 주목하고 있다. 그냥 아브람이 고향 땅에서 며느릿감을 구해와 이삭이 혼인했다고 한 줄로 처리해도 될 문제인데 말이다. 이는 하나님이 이 아브람의 가문으로 이루시려는 일, 어쩌면 이 세상 무엇보다 공적인 이 일 또한 그 본질은 이처럼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함을 나타내는 뜻이었다.


리브가는 엄청난 일을 이루기 위해 선택됐다. 그는 하나님의 선택받은 민족의 조상이 되는 야곱의 어머니가 되기 위한 사명을 맡고 있었다. 또 그녀는 아브람과 같은 배경을 지닌 존재로서 하나님이 준비하신 특별한 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그녀의 마음 즉 타인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긍휼히 여길 수 있는 마음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전달되기 위해 하나님이 특별하게 선택된 여인이다. 이처럼 리브가는 세상에 엄청난 영향력과 큰일을 한다는 대주제를 위해 선택된 여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하나님께선 리브가를 선택하심은 결국 이삭이라는 한 개인을 위해서였다. 리브가는 세상에 선택받은 민족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 된다는 큰 목적을 위해 선택된 것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하나님께서 결국 리브가를 선택하신 것은 자신의 사랑하는 존재이자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이삭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기도 하다.


이삭은 어머니를 잃고 상심에 빠진다. 100세가 넘어 태어난 늦둥이 아들로서 자신을 너무나 사랑해 주고 항상 내 편이 되어주시던 어머니의 부재는 그에게 얼마나 큰마음의 상심이 됐을까? 그러나 그런 그에게 그의 곁에 항상 있어 주며 힘이 되어주고 힘든 세상을 함께 헤쳐나갈 배필이 생긴다는 것은 이삭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되었을 것이었다. 그래서 이삭이 리브가를 어머니의 장막에 들이며 그녀를 사랑해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위로를 받았다는 것은 리브가가 이제 사라를 대신할 가문의 여주인으로 받아들였다는 뜻뿐만 아니라 이삭이 자신의 어머니를 잃었던 상실감과 슬픔을 극복했다는 뜻이 된다. 


즉 하나님께서 리브가를 이끈 것은 분명 가문의 대를 잇고 큰 민족을 이루는 크나큰 과업을 위해서이지만 그것도 결국 사랑하는 아들 아브라함과 자신의 명령에 순종한 사랑하는 아들 이삭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마치 온 인류를 구원한다는 큰 목적 아래 현실의 고통과 죽음의 슬픔에서 괴로워하는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예수를 보내신 것과 같다. 하나님이 리브가를 이삭에게 보내 이삭이 죽음을 극복하게 한다. 하나님이 이끄신 존재, 자기 몸을 바치는 예수의 마음을 지닌 존재가 죽음을 이겨내게 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게 한다.

1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천년 역사향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