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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소년합창단 “합창은 조화.열정, 축구팀과 같죠”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1-28 20: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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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25년 전통, 3년만에 내한무대...서울~구미 전국 6개 도시 투어

빈 소년합찬단이 26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창단 525주년 기념 내한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마놀로 카닌 지휘자의 연주에 맞춰 시연하고 있다./크레디아 제공[이승준 기자] ‘노래하는 천사들’이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합창단의 상징의 남색의 세일러 상의를 입은 소년들이 무대로 걸어나왔다. 윌리 넬슨의 ‘온 더 로드 어게인’을 부르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엔 오랜만의 월드투어에 대한 설렘이 가득 찼다.


“코로나19 전 마지막 투어로 한국에 왔어요. 오스트리아는 아직 눈이 오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찾은 한국은 함박눈이 오더라고요. 특별한 순간에 한국에 온 것 같아 더 기쁩니다.”


지난 2008년부터 빈 소년합창단을 이끌어 온 마놀로 카닌(47) 지휘자는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525년 전통의 빈 소년합창단이 3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이달 27일부터 전국 6개 도시(서울, 함안, 부산, 성남, 속초, 구미)에서 한국 관객과 만나고, 다음 달 4~5일 마지막 공연(예술의전당)을 갖는다.


빈 소년합창단은 독특한 형태의 합창단이다. ‘고유한 가창 전통’은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으로 꼽힐 만큼 음악적 가치를 인정받은 세계 최고의 합창단이다. 유구한 역사만큼 당대 최고의 음악가들이 거쳐갔다. 클래식 거장 하이든과 슈베르트가 단원으로 활동하고, 모차르트와 베토벤, 브루크너가 지휘한 단체다. 


창단 이후 매주 일요일마다 호프부르크 예배당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슈타츠오퍼와 함께 공연해왔다. 9~14세 사이의 소년 100명이 소속, 현재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프로그램이 있는 자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공연 횟수만 해도 300회. 2020년 빈 소년합창단에 입단한 이연우(13) 군은 “서울 은평구의 음악센터에 다니다 선생님의 권유로 오디션을 보고 합창단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지원하는 만큼 경쟁률도 상당하다. 카닌 지휘자는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장점이 되지만, 그보다는 음악에 대한 애정과 노래 부르는 즐거움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단원으로 선발한다”고 말했다. 


합창은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카닌 지휘자는 “합창단은 축구팀과 같다”면서, “메시나 호날두처럼 특별한 선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같이 하는 선수들이 잘 어우러지는 조화와 열정을 가져야 좋은 합창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빈 소년합창단은 이번 한국 공연에서 성가곡, 가곡, 왈츠를 비롯해 희망찬 새해를 시작할 음악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아리랑’ 무대도 준비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마티아스(14) 군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온 만큼 한국 관객들에게 음악을 통해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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