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등학교 2학년 작은 외손자 승준이가
“할머니, 형아 이야기만 쓰지 말고 내 이야기도 써주세요.”라고 한다.
2016년 어느 날 작은 딸이 다섯 살 큰 외손자 어린이집 자모회에 참석하러 간다고, 세 살 작은 외손자 승준이를 돌봐 달라고 하였다. 엄마가 없으니 내 품에 안기며 앵두 같은 입술로
“할머니 사랑해요.”라고 하더니 토라질 땐
“흥, 할머니 미워 엄마랑 놀 거야.”
“흐흐, 신발 신고 할머니랑 밖에 나가서 놀자.”라고 했더니
“할머니, 시간 없어 빨리 와.”
“그래, 신발 잘 신어야지.”
어린이집 다녀온 작은 딸에게
“어린 게 어떻게 ‘시간 없어 빨리 와.’ 라는 말을 하냐?”라고 했더니
“형아(민규) 어린이집 보낼 때 꾸물거려서 늘 하던 말을 듣고서 그러나보네요.”라고 하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문화는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게 되는데 빌딩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1초도 안 되어서 닫힘 버튼을 누른다. 줄을 잘 서 있다가도 시내버스가 도착하면 문이 열리기도 전에 우르르 이동하며, 3분만 기다려도 되는 컵라면을 1분도 채 안되어 뒤적거리는 행동을 하는 게 바로 한국인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나로서도 빨리빨리 유전자가 개념탑재 되어 있는 한국인이 분명하다.
2023.1.4.
# 소정 손유순/1990 - 현재소정도예연구소장, 1999 - 2000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 강사, 2001-경기도세계도자기엑스포 개막식(김대중 대통령 접견), 2002-국제도자 워크샵 초대작가 – 한국도자재단, 2004-경기도으뜸이 도자기 부문 선정(청자 참나무재유 개발)-경기도지사, 2014-사단법인) 다온시문화협회 시인, 본지 도자기 부문 자문위원, 2020-한국문학생활회 이사, 감사,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