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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그린 그림들...PKM 갤러리 송년 전시 ‘온 페이퍼’ 전 열려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12-02 15: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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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부터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시대 작가까지 15명의 작품 40여 점을 소개하는 '온 페이퍼(on paper)' 전이 오는 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PKM 갤러리에서 열린다.


조각가 권진규가 1950년대 일본 유학 시절 제작한 펜화와 화가 윤형근이 1960~1980년대에 스케치북, 모눈종이, 책의 낱장 등에 그린 습작들은 이들 작가의 조형 언어가 확립돼 가는 과정을 꾸밈없이 드러낸다.


이상남 작가는 도시 문명의 리드미컬하면서도 섬세한 조형 기호들을 펜과 종이가 만나는 지점에서 완성도 높은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고, 김지원 작가는 작업의 주된 모티프인 '맨드라미'와 '레몬'을 캔버스 회화보다 경쾌하고 생생한 터치로 종이 위에 담아냈다.


서승원 작가는 햇볕이 창호지에 어슴푸레 투과되듯 색과 빛이 은근하게 진동하는 '동시성' 종이 연작을, 신민주 작가는 물감을 과감히 뿌리고 이를 빠르게 밀어내면서 붓질의 여러 결을 드러낸 연작을, 조덕현 작가는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속 종교적, 인간적인 비극의 이미지를 인용한 장지 연작을 선보인다.


가까이서 볼 때 새로운 부분들이 발견되는 구정아 작가의 섬세한 펜 드로잉과 그날그날의 몸짓에 따른 백현진 작가의 페인팅은 특정 주제를 함축하기보다 제스처적이고 직관적인 작업에 가까우며, 장르에 구분을 두지 않는 유연한 태도를 반영한다.


홍영인 작가는 최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인 '탈위계적 연습' 퍼포먼스의 안무가와 음악가의 동선을 구상하면서 만든 벽지 콜라주 작업을, 구현모 작가는 작업실 마당의 고욤나무 외피에서 얻은 프로타주와 포장 판지의 패턴을 내용물로 삼은 조각을, 정영도 작가는 칠하고 접고 자르고 이어 붙여 추상과 구상, 평면과 입체를 넘나들게 한 종이 작업을 선보인다.


강이연 작가와 코디최 작가는 디지털 드로잉이 물리적인 형태로 변환한 작업을 보여준다. 강이연 작가는 코엑스 K팝 스퀘어에서 전시 중인 대형 LED 월 작업 'Vanishing'의 기초가 된 일부 이미지를, 코디최 작가는 1999년부터 축적한 디지털 이미지 데이터를 작가만의 알고리즘으로 조정해 최근 NFT 작업으로 발전시킨 결과물의 프린트 버전을 선보인다.


이원우 작가는 직접 그린 '너는 나의 불타는 빛' 드로잉과 그가 발명한 인공지능 아티스트 Trojan X가 그린 채색화를 함께 출품했다. 인간 신체와 기계 기술이 합작해 만들어낸 이들의 종이 작업은 21세기의 풍경 그 자체를 반영한다.


PKM 갤러리는 "참여 작가들의 서로 다른 생각과 언어를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그릇이면서 자유로운 실험 과정과 그들 주변 세계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매체 장르로서의 종이 작업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더 폭 넓고 신선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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