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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묘지사지에서 고려 후기 대형 온돌 건물지 확인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11-29 18:23:03
  • 수정 2023-12-21 14: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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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고려가 몽골 침략에 맞서 강화도로 천도한 시기의 사찰 유적인 강화 묘지사지(妙智寺址)에서 대형 온돌 건물지가 확인됐다.


'고려사(高麗史)'를 보면, 묘지사는 1264년(고려 원종 5년) 왕이 마니산 참성단에서 초제(醮祭)를 지내기 전에 거처했던 사찰로, 마니산 동쪽의 초피봉 남사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묘지사지는 산 사면에 축대를 쌓아 조성한 평탄지 두 곳으로 이뤄졌다. 그중 상단 평탄지 조사에서 온돌 건물지를 처음 확인했다고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밝혔다.


건물지는 동서 너비 16.5m, 남북 길이 6.3m의 5칸×2칸 규모로, 남편 기단 양쪽 측면부가 앞으로 돌출된 구조이다. 온돌은 동편 일부를 제외한 방 전체에 시설됐는데, 방 양쪽에 온돌이 각각 분리돼 설치된 점이 특징적이다.


각 온돌의 아궁이는 건물지의 동쪽 칸과 서쪽 돌출부에 조성됐다. 아궁이를 통해 유입된 화기가 각각 3줄 및 2줄의 고래를 통해 방 전체를 'ㄷ' 형태로 회전하면서 방을 덥힌 다음 북편 기단 외곽의 배연구로 빠져나가는 구조이다.


특히 온돌방에 설치된 고래와 고래둑(열기가 지나는 통로)은 너비 40~60㎝, 고래둑 위에 얹어진 구들장은 길이 70~120㎝로 지금까지 확인된 다른 온돌 시설물보다 규모가 매우 크다.


방 전체에 온돌을 시설한 전면온돌은 대체로 고려 후기부터 등장해 정착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 시기의 구조가 명확한 대형 온돌 건물지는 확인되는 사례는 드물다.


이번에 조사된 온돌 건물지는 13세기 전면온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온돌 구조의 변천 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학술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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