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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동수 시집 ‘어머니와 바느질’ 발간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09-19 16: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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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공학을 하는 사람이 시를 쓰네”


지난 10여 년 동안 시를 쓰면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다. 그렇다. 평생 공학을 했다. 공학과 시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게다가 시를 쓰는 타고난 재주도 없다. 그렇지만 불혹이 넘어서서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고 그 후 지금까지 서투른 시를 쓰고 있다.


필자가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꽤 특이하다. 40대 중반 수십 건의 발명을 하고 특허를 출원하고 나니 갑자기 시가 써지기 시작했다. 오래도록 내면에 갇혀있던 응어리진 감정이 김밥 옆구리 터지듯이 흘러나온 느낌이었다. 그렇게 흘러나오는 감정의 물꼬를 시라는 수문을 통해서 열었다. 공학도가 시를 썼다고 이상할 것은 없다. 공학을 하든 문학을 하든 인간은 누구나 감성이라는 공통된 심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누구나 느낄 수 있고, 표현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


시에 대해서 제대로 된 배움도 없이 시작하였지만 알게 된 것이 있다. 시에는 놀라운 치유력이 있다. 시를 쓰면서 시도 때도 없이 치켜오르던 과거의 응어리진 감정은 가라앉았다. 나를 힘들게 했던 과거의 아픈 기억들은 시로 표현되면서 승화됐다. 그러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렇게 시에는 편안함이 있다.


발명이 그렇듯이 나에게 시는 상상력이다. 시상을 떠올리고, 머릿속에 그려진 시상을 그려내는 과정은 발명가가 발명을 하고 그것을 특허로 내기 위해 글로 정리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고독해야 발명이 잘 이루어지는 것처럼 시도 고독의 밭에서 잘 성장한다. 그래서 추억과 그리움과 외로움을 노래하는 시가 유난히 많은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니 나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시를 썼다. 시를 쓰면서 나를 위로했고 그 시를 읽으면서 위로받았다. 세상에 위로받지 않아야 할 사람은 없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조금이라고 위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세상에 내놓기는 서투른 시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독자도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용기를 내어 시집을 발간한다.


저자는 1962년 전주에서 출생했다. 1981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의과대학에 진학하였다. 1년 3개월 후 의과대학을 그만두고 컴퓨터공학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석사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근무하였다. 1992년 교육부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3년 동안 일본에서 유학했다. 1996년 교토대학 정보공학과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3년에 조기졸업하고 박사학위를 2년에 취득했다.


2013년 자신이 출원한 특허를 주요 소재로 발명과 특허의 원리를 소개한 '특허 무한도전'을 출간했다. 2020년 '실전 스타트업 바이블' 책을 출간했다. 현재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 사외이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정책자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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