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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평소에는 정상인데 병원에서만 혈압 높나요?”
  • 강기운 교수/중앙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 등록 2022-06-13 07: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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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압 변동성 심할수록 심혈관질환 위험 주의해야


평소에는 혈압이 정상인데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서 혈압을 측정하면 혈압이 높아지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평상시에는 고혈압인데 병원에서 의사가 진료를 볼 때 정상 혈압인 사람도 있다.


진료실에서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를 만나면 긴장되면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140/90mmHg 이상)를 ‘백의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이라고 하고, 평상시에는 혈압이 높은데 병원에서만 혈압이 정상(140/90mmHg 미만)으로 측정되는 것을 ‘가면고혈압(Masked Hypertension)’이라고 한다. 


실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활동혈압측정(Korean Ambulatory Blood Pressure) 연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가면고혈압은 약 10%, 백의고혈압은 약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백의고혈압’이나 ‘가면고혈압’ 등과 같이 이렇게 24시간 중 혈압 변동성이 심할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가장 대표적인 스페인 다기관 코호트 연구 분석에 따르면 지속적인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사망률이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가운데, 이중 백의고혈압은 사망률이 1.02배로 지속성 고혈압보다는 낮지만, 가면 고혈압은 사망률이 2.8배로 지속성 고혈압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혈압 변동성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특히 가면고혈압에 대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중앙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강기운 교수는 “환자들 중에는 일정한 시간에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에는 혈압이 높다가 병원에 방문하는 시간대에는 정상 혈압으로 나타나는 ‘가면고혈압’ 환자도 더러 있다”며, “주로 남성이나 고령, 흡연자에게서 ‘가면고혈압’ 잘 나타나며, 이들 환자의 경우 뇌졸중 혹은 심장 합병증이 발생하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병원에 오는 시간대에만 혈압이 조절되고, 그 외 대부분 시간대에는 혈압 조절이 되지 않아 응급상황이 발생하거나 심뇌혈관 합병증이 발생해서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백의고혈압’ 환자는 실제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10~20%를 차지할 만큼 발생률이 높은데, 주로 여성이나 마른 사람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강기운 교수는 “백의고혈압이나 가면고혈압 모두 지속성 고혈압 환자에 비해 혈압 조절을 위한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 시기를 놓쳐서 예후가 좋지 않고, 설령 항고혈압약을 복용하더라도 진료실에서는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은 경우가 많아서 항혈압약을 과량 복용하게 되면서 오히려 저혈압이 생길 우려도 있으며,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나 사망 위험도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기 때문에 ‘가면고혈압’이나 ‘백의고혈압’이 있는 혈압 변동성이 심한 사람일수록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 Ambulatory Blood Pressure Monitoring)’을 하거나 가정에서 혈압(HBPM; Home Blood Pressure Monitoring)을 좀 더 자주 측정해 혈압의 변화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은 병원에서 상담 후 필요에 따라 집에서도 입을 수 있는 얇은 옷 위에 ABPM 혈압측정기를 착용한 뒤, 매 30분마다 자동으로 혈압이 측정되어 24시간의 혈압 기록이 되고 수면 시에도 측정이 된다.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 당일에는 운동, 음주 및 과도한 카페인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샤워는 할 수 없으며, 24시간 후 병원에 재방문하면 ‘24시간 평균혈압(125/80 mmHg 이상)’, ‘주간 평균혈압(135/85 mmHg 이상)’, 야간 평균혈압(120/75 mmHg 이상)‘ 등을 확인하여 보다 정확한 고혈압 상태를 진단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과 고혈압 약물치료 효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의 각종 연구에서 수축기혈압이나 이완기혈압 또는 24시간 혈압 변동성이 심하거나 야간에 혈압이 낮아지지 않으면 고혈압에 의한 장기 손상으로 협심증, 심부전, 뇌졸중, 신부전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더욱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 형태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병원에서 혈압이 높아지는 ’백의고혈압‘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최근 이탈리아 환자를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가면고혈압은 지속형 고혈압만틈 심방세동 발생이 1.8배로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강기운 교수는 “고혈압 혹은 지속적인 혈압 상승이 관찰되는 환자는 되도록 하루 중 혈압 변동성의 패턴을 확인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어떤 환자는 낮과 밤이 바뀌어서 생활하거나 혹은 어떤 특정 시간대에 혈압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다”며, “만약, 혈압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 교정이 안 된다면, 약물의 용량 조절이나 약제 조절을 통해 혈압 변동성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로 정확한 혈압 변동성 측정을 위한 방법 중 가정에서의 자가 혈압측정(HBPM)이 필요하며, 아침의 급격한 혈압 상승을 확인하기 위해 되도록 아침 식사하기 전에 자가 혈압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의 환자들은 새벽 6~7시에 깨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 시간에 혈압을 측정하고, 아침에 평소보다 혈압이 상승되는 것을 확인하면 약물치료 및 약물조절이 필요하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강기운 교수는 “기존 많은 연구에 의하면 아침에 측정한 혈압이 높을수록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야간시간대 측정한 혈압 상승도 적은 폭이지만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며, “고혈압 환자 혹은 고혈압 환자가 아니더라도 가정에서 아침 혈압 측정이 필요하며, 혈압 변동성 및 고혈압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먼저 자기 혈압의 하루 중 변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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