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백제가 충남 부여에 수도를 둔 사비도읍기(538~660년)에 도성 방어를 위해 쌓은 부여 가림성에서 백제시대 성벽과 석축 배수로 등이 확인됐다.
백제 동성왕 23년인 501년 축조된 가림성은 백제 성곽 중 옛 지명과 축성 연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부여군, 백제고도문화재단과 함께 부여 가림성 북쪽 구간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한 결과, 화강암으로 외벽을 조성하고 안쪽은 흙을 쌓아 올린 백제시대 성벽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백제 성벽은 높이가 최고 5.2m이고, 폭은 12m이다. 길이는 대략 20m이다. 성벽 안쪽에서는 성과 나란히 만든 폭 0.9∼1m인 돌로 만든 배수로가 발견됐다.
기존에 통일신라시대와 조선시대 집수지(물을 저장하는 시설)가 확인됐던 성벽 내부에서는 가로 56㎝, 세로 75㎝, 깊이 3m인 고려시대 우물이 추가로 드러났다.
조사단은 이와 함께 가림성 서문 터에서도 시굴조사를 통해 2차례 이상 고쳐 쌓은 성벽을 찾아냈다.
백제고도문화재단 측은 이번 조사를 통해 가림성에서 성벽과 내부 공간 활용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성벽의 축조 기법과 성내의 배수체계 등 백제 토목기술을 바탕으로 가림성의 역동적인 변화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