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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수능 출제 오류...대법 "국가배상 책임 없어"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2-05-15 23: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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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출제 오류 사건과 관련해 당초 오답 처리를 받았던 수험생들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는 2014학년도 수능시험 응시자 A씨 등 94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2014학년도 수능시험(2013년 11월 실시)이 치러진 뒤 세계지리 8번 문제에 출제상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가 된 세계지리 8번의 보기 'ㄷ'은 '유럽연합(EU)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내용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초로 발표한 정답은 'ㄷ'이 포함된 2번이었다. 그러나 2012년 실제 총생산액은 NAFTA가 EU보다 많았기 때문에 논란이 벌어졌고 법원은 "'ㄷ'은 명백히 틀린 지문"이라고 판결했다.

평가원이 "정답에 이상이 없다"고 결정하자 응시자 일부는 평가원을 상대로 정답결정처분 취소소송을 냈고, 2015년 법원은 평가원의 정답 결정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었다는 판단을 내놨다.


평가원과 교육부는 8번 문제를 모두 정답 처리하고 피해 응시생에 대해서는 성적 재산정과 대학 추가 합격 등 구제 조치를 했다.


하지만 수험생 94명은 "평가원이 주의 의무를 게을리해 문제 출제와 정답 결정에 오류를 일으키고, 이를 즉시 인정하지 않아 구제 절차를 지연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서 한 사람에 1천500만원에서 6천여만원의 금액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수험생들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은 평가원가 국가가 손해를 일부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평가원이 문제 출제 오류를 범한 직후에 이의 처리 과정에서라도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했다면 수험생들에게 더 큰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취지이다.


1년 만에 추가 합격 같은 구제조치가 내려졌지만 수험생들은 대입 실패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평가원과 국가의 행위가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만큼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국가가 시행·관리하는 시험에서 출제.정답 오류 등을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절차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출제와 정답 결정 오류가 사후적으로 정정됐는지, 적절한 구제 조치가 이뤄졌는지 등을 종합해 국가가 손해의 전보책임을 부담할 실질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법원은 평가원이 당시 여러 차례 검토를 거쳐 정당한 절차에 따라 8번 문제를 출제한 점, 이의 신청이 있자 학회 자문을 받아 이의심사위원회에 회부한 점, 행정소송 패소 후 곧바로 응시자 구제 절차를 진행한 점 등을 들어 평가원과 국가의 행위가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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