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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본격적인 외출의 계절, 걸을 때마다 '찌릿' 하다면?
  • 박의현 병원장/연세건우병원
  • 등록 2022-05-07 08: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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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엔데믹(Endemic)' 시대가 다가왔다. 마스크 의무착용을 제외한 모든 방역수칙이 풀리면서 거리마다 사람들이 붐비고 있으며 산책로마다 사람이 가득하다. 한껏 외출과 봄을 만끽하며 2년만에 되찾은 일상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자유로이 바깥 풍경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직장인 박 모씨(38, 여)는 주말 사이 가족들과 외출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가 한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되돌아왔다.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찌릿한 고통이 계속되었고 고통이 생각보다 너무 커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상을 느낀 박 씨는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생소했다. 바로 지간신경종. 원인은 박 씨의 업무에 있었다. 평소 백화점에서 판매 업무를 하던 박 씨는 굽 높은 신발을 신고 하루 종일 매장을 걸어 다녀야 했다. 담당의는 바로 그 점이 병을 야기했다고 지적한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정형외과 족부전문의)은 "지간신경종은 발가락 사이에 위치한 신경이 압박을 받아 염증이 생기고 이것이 만성화되어 신경이 퇴행성 섬유질화되고 두꺼워지는 족부 질환이다. 발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사라지고 보행 시 통증을 유발하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박 병원장은 이어 "지간 신경종은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굽 높은 신발 착용이 주요 발병 원인이기 때문이다. 굽이 높은 신발을 신으면 발바닥 쪽에 있는 지간 신경이 당기면서 양측으로 조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백화점처럼 바닥이 미끄러운 경우 발가락 신경과 주변 조직이 더욱 긴장하게 되며 지간 신경을 더 압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간신경종은 신경을 압박하는 신경종을 제거해야만 치료가 된다. 증상이 아주 초기라면 비수술적 치료로 접근이 가능하겠지만 보통 '통증이 어느정도 만성화 된 뒤'에 병원을 찾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비수술적 치료로는 해결이 쉽지 않다. 실제로 학계 보고에 따르면 지간신경종의 비수술적 치료 성공률은 50~70% 정도로 낮다.


최근에는 경험 많은 족부 의사를 중심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른 맞춤형으로 수술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내시경감압술은 절개 없이 작은 포털(구멍)을 통해 미세한 기구를 삽입하고 영상을 정밀하게 살피면서 수술을 시행한다. 통증이나 흉터에 대한 부담이 적고 회복 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


신경종의 위치와 상태에 따라서 교정감압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교정감압술은 신경을 누르는 인대를 유리하고 옆에서 누르는 뼈를 줄여줘 겹치게 하는 술식이다. 중족골 간격을 넓히고 족저 압력을 감소시킨다는 장점이 있지만, 담당 의사의 풍부한 임상 경험과 세심한 술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신경종의 크기가 크고 주변 조직과의 유착이 심한 경우는 여전히 절제술이 유용하다. 과거에는 광범위하게 절개해서 신경종을 제거했다. 최근에는 수술 전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신경종의 먼 가지부터 중심이 되는 신경종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하는 방식의 미세절제술이 가능하게 돼 손상에 따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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