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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194] 2021 아르코 청년예술가지원사업 선정작 극단혜화공감 극단배우들, 양지모 작/연출 ‘우리에겐 아무일도 없었다’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11-30 18:06:47
  • 수정 2023-02-15 08: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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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드림시어터소극장에서 2021 아르코 청년예술가지원사업 선정작, 극단혜화공감 극단배우들, 기무라 히데아키 원작, 양지모 작 연출의 <우리에겐 아무일도 없었다>를 관람했


기무라 히데아키(木村英昭)는 배우이자 작가다. 1995년 대학 졸업 후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로 입사해 석탄 광산 에너지 문제와 인종 문제를 취재했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특별취재팀의 핵심 멤버로 다양한 각도에서 사고 원인을 보도했다. 


<아사히신문> 장기 탐사보도 시리즈 ‘프로메테우스의 덫’을 통해 일본 사회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컨트롤타워의 실상을 파헤친 ‘총리실에서 5일’은 2012년 단행본 <관저의 100시간>(후마니타스, 2015)으로 출간되어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2016년 8월 <아사히신문>을 그만둔 후 일본 최초 비영리 탐사보도 저널리즘 <와세다 크로니클>로 자리를 옮겼다. 와세다대학교 저널리즘연구소 겸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양지모(1990~)는 <고시원의 햄릿공주> <악의 얼굴> <프로젝트 프랑켄슈타인> <석과불식> 등의 대본을 쓰고 연출을 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작가이자 연출가다.

  <우리에겐 아무일도 없었다>는 기무라 히데아키(木村英昭)의 <관저에서의 100시간>을 재창작한 연극이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태평양을 접한 동일본 연안에서 규모 8.8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 연결된 송전탑이 무너졌고 외부 전원이 끊어졌다. 쓰나미에 따른 침수로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멈췄고, 긴급 노심 냉각장치로 급수는 멎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여섯 기 중 세 기가 연속적으로 노심융용 상태에 빠졌다. 수증기가 폭발하면서 콘크리트 건물의 두꺼운 벽은 터져나갔다. 천문학적 수치의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대량 확산되었고, 4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핵연료봉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책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사고대책통합본부가 세워진 15일 저녁까지, 100시간 동안 국가 최고사령부인 총리 관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기록한 책이다. 책은 ‘사고는 왜 발생했는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대화가 오갔나’ ‘그때 잘못된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부분과 감당해야 할 책임들을 분리시킨다.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가장 중요한 책임자인 도쿄전력은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철수하는 데 급급했다. 긴급한 상황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원자력안전보안원, 문부과학성,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의 원자력 관련 관료조직은 피난경로 예측시스템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전문가집단은 원자로 폭발은 없다고 장담하다가 이에 대비하지 못한 채 폭발을 지켜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피해로 일어난 엄청난 방사능 관련 영향도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도했다.


연극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그 후 5개월 뒤 사고 당시 도쿄전력 기자회견을 취재했던 여기자 아마미야가 원전 하청업체 직원 요시다와 칸노를 통해 사고당시 상황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에 사고의 최고 책임자인 간 나오도 총리로 부터 진실을 알기 위해 취재가 계속되면서 진실을 파헤쳐 간다. 요시다의 부친이 원전피해로 결국 세상을 떠나고, 요시다도 회사를 떠나지만 최후에 만난 총리까지 여기자에게 원전사고의 피해를 우리에겐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마무리를 맺는 모습에 여기자는 허공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난다.


연극에서는 하청업체 직원 요시다와 그의 아버지인 작업반장 다카시가 등장하고, 아마미야 여기자의 어머지와 남동생이 등장하고, 요시다의 동료 직원 칸노, 원전사고 당시 총리인 간 노오도가 출연해 연극을 이끌어 간다



무대는 중앙에 원형무대를 만들어 사무실, 거실. 방 등으로 사용되고, 원형무대 외곽은 거리 집의 공간 등퇴장 로로 사용된다. 천정에 여러 형태의 전구를 달아 빛을 발해 극 분위기 창출을 한다.


윤상현이 총리 역과 요시다의 아버지 역, 심진혁이 원전사업 하청업체 직원, 민아람이 아사히 신문 사회부 기자, 권남희가 여기자의 어머니, 성지하가 여기자의 남동생, 박성원이 하청업체 직원 후에 작업반장으로 출연한다. 출연진의 호연과 성격설정은 물론 개성창출에도 탁월함을 보여 관객을 100분 공연시작 연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프로듀서 노이슬, 무대디자인 및 제작 양병환, 조명디자인 김민우 등 스텝진의 열정이 깃들어, 2021 아르코 청년예술가지원사업 선정작, 극단혜화공감 극단배우들, 기무라 히데아키 원작, 양지모 작 연출의 <우리에겐 아무일도 없었다>를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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