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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다름이 만든 다양성’ 개최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1-11-26 19: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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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이달 24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특별전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다름이 만든 다양성’을 개최한다. 


고대 한국 사회는 다양한 이질적 문화 요소들이 어우러지고, 혼재돼 나타났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외래계 문물’이다. ‘외래계’란 토착, 재지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예전부터 있어 온 것이 아니라 밖에서 들어와 당시 사람들에게는 비보편적이고 불안정적이며 낯선 것들을 말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갈등하고 빚어낸 교류의 산물인 외래계 문물을 소개함으로써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관계망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경주 계림로 14호 무덤 출토 황금보검을 비롯해 한반도 전역의 외래계 문물 172건 253점(국보 2건, 보물 6건)이 선보인다. 고대 한국 사회에서 ‘다른 사람’, ‘다른 문화’가 만들어낸 우리 역사 속 다양성을 4부로 구성했다. 


제1부 ‘낯선 만남’은 외래계 문물을 이해하는 배경을 설명하는 인트로 부분이다. 이국적 외모를 지닌 사람들의 이미지를 담은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고대 한반도에 사는 이들이 경험했을 낯선 만남의 느낌을 재현한다. 이와 함께 외래계 문물이 나타나는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류’의 다양한 모습들을 모델화하여 함께 전달하고 있다. 

 

선사시대의 교류가 환경적 요인에 의한 이주가 중심이 됐다면, 이후 국(國)이라는 형태로 각자의 경계가 형성되면서 교류의 모습도 변화하게 됐다. 



제2부 ‘스며들다’에서는 국가들의 정치.사회적 요인에 의해 교류가 구체화, 다양화돼 우리 역사에 스며드는 과정을 살펴본다. 요령식동검을 특징으로 하는 고조선 사회에 철기문화를 가진 수많은 중국계 유민들이 이주하고, 한군현이 설치되는 등 서서히 시작되는 전쟁과 갈등, 망명과 신기술의 전파로 나타나는 다양화된 교류 내용을 각종 금속기와 토기자료로 설명하고 있다. 

 

이어지는 제3부 ‘외연을 넓히다’에서는 삼한시기 초원과 바닷길을 넘어 본격적으로 외연을 넓혀가는 문물교류의 양상을 북방 유목민족의 동물장식, 중국과의 교역품, 동남아시아의 유리구슬, 한반도 남부 해안지역의 일본계 유물 등으로 설명한다. 이로써 정치, 외교, 각종 민간 무역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펼쳐지는 한반도와 유라시아 세계의 국제적 교류활동이 본격적인 문화 다양성의 서막을 연다.

 

제4부 ‘다양성을 말하다’는 삼국시대 이후 한반도 내부의 긴장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각국의 정치, 외교 활동과 한층 복잡해진 교류의 양상을 각종 외래계 문물을 통해 소개한다. 나아가 다양한 문화와 공존하는 통일신라의 양상도 함께 살펴본다.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와 사람이 섞이고 갈등하면서 역사에 스며들어 ‘우리’를 만들고, 점차적으로 그 외연을 넓혀 문화적 다양성이 공존하기까지 고대 한국 문물 교류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고자 했다. 


한편, 전시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키 위한 연출적 요소도 놓치지 않는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다양성’이라는 전시 컨셉에 맞추어 원웨이(One-way) 강제동선이 아닌 자유동선을 채택한 점이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휴식 공간을 마련하여 단순한 역사정보의 전달이 아닌 휴식의 공간,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야외 LED 전광판에는 우리 사회의 문화 다양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전달하는 영상물로 전시에 대한 흥미를 더하고자 했다. 다양한 이주민들을 철학적으로 표현한 이한희 애니메이션 감독의 영상도 주목할 만하다. 


1998년 30만에 불과하던 한국 내 체류 외국인 숫자는 250만 명(2020년 기준)을 넘어섰다. 현재 우리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회적 관계 속에서 다양한 국가와 인종,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과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새로운 의미의 ‘우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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