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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역 주변의 '평화비'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1-11-12 09:08:40
  • 수정 2024-03-10 09: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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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과거 일제 강점기의 역사 문제만이 아니라 식민지배의 역사를 극복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인정하고 성찰하는 문제이며 다시 전쟁가능국가를 꿈꾸는 일본의 정치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아시아의 평화를 염원하는 많은 시민들이 연대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폭력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여성과 아동 인권을 지켜내는 문제이기도 하다. 


의정부 역사 근처에 있는 평화비(평화의 소녀상)는 2011년 12월 14일 1000번째 수요집회를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전쟁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과 인권이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기원하면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 처음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후 국내와 세계 각지에서 평화비 건립을 위한 연대운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뜯겨진 머리카락당시 조선 소녀들은 머리에 댕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리고 머리카락은 부모가 물려주신 신체의 일부로 소중하게 생각해 함부로 자르지 않았다. 그런데 조각상을 자세히 관찰하면 머리카락이 거칠게 뜯겨진 듯 잘려진 모습이다. 이는 일본제국주의로 인해 낳아주신 부모와 내가 자란 고향으로부터 강제로 단절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녀의 꼭 쥔 손원래 소녀상의 손 모양은 두 손을 다소곳하게 포갠 모습이었으나, 일본 정부는 사과는 커녕, 소녀상 설치를 반대하고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이런 무례한 일본의 행동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소녀상의 다소곳하게 포갠 손은 점점 힘이 들어가 주먹을 꼭 쥐게 됐다. 꼭 쥔 두 주먹은 남은 우리들의 약속과 다짐이기도 하다. 


땅에 닫지 못한 맨발의 발꿈치소녀의 발은 맨발이다. 할머님들은 당신들이 지은 죄가 아님에도 죄지은 마음으로 돌아오셨다. 1992년 할머님들의 용기있는 고백이 있었지만 그 후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불편함을 온전하게 발을 땅에 붙이지 못한채 발뒤꿈치를 든 모습으로 나타냈다. 


빈 의자고인이 된 피해자들의 빈자리이자 평화비를 찾은 시민들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연대를 다짐하는 곳이다. 빈 의자에 나란히 같이 앉아 그 당시 어릴 적 소녀의 실정을 생각해 보고 현재의 할머님들의 외침을 함께 느껴보는 자리이다. 


할머니 그림자와 흰 나비소녀상의 그림자이지만 정의 회복을 위한 오랜 기다림을 '할머니'의 형상으로 표현했다. 나비의 상징적 의미는 환생이다. 부디 '나비'로라도 환생하셔서 평화로운 세상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사진-박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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