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박정기의 공연산책 183] 제6회 여성연극제 연출가전, 정지현 번역 연출 ‘암탉을 찌른 칼’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9-16 21:33:03
  • 수정 2023-02-15 08:09:58

기사수정


제6회 여성연극제 연출가전 데이비드 해로우어 작 정지현 번역 연출 <암탉을 찌른 칼(Knives in Hens)>을 명작극장에서 관람했다.


극작가 데이비드 해로우어(David Harrower / 1966~)는 영국 에딘버러에서 태어나고 현재는 스코틀랜드에서 살고 있다. 1995년 에딘버러에서 공연된 그의 처녀작 는 평단과 관객모두에게 성공한 작품이 되었다. 


중세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농부, 방앗간 주인 그리고 그의 아내가 엮인 삼각관계 러브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한 여자가 자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한 내면의 탐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98년 작으로 환상과 현실이 절묘하게 혼합되었던 역시 전작에 버금가는 작품이다. 에딘버러에서도 다른 작품들과 비교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특징을 보여준 작품이라며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2001년 작인 는 '비틀스'의 성공적인 공연의 전설적인 장소인 함부르크 스타클럽에서의 전날 밤을 다른 시각으로 관찰한 작품이며, 2003년 작 는 코미디로 시작하여 역사와 땅의 의미에 대한 고찰로 변하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의 극작, 각색을 통해 그만의 새롭고, 은유적이면서도 시적인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개성강한 이야기들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으로는 1995 1998 2001 , 2003 , 2005 , 2008 <365>, 2009 , 2013 등이 있고, 2006 로 올리비에 희곡상 베스트 희곡상을 수상했다


연출을 한 정지현은 서강대학교 대학원 영문과 출신이다. 극단 미추에서 연출부로 오랫동안 작업하고 뉴욕으로 건너가 액터즈 스튜디오 드라마 스쿨에서 연출을 전공한 후 귀국해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그룹 動 시대와 함께 연출 작업을 하고 있는 미녀연출가


1990년대 영국 연극의 <암탉을 찌른 칼(Knives in Hens)>에는 초현실적인 세계, 잔인한 행동, 폭력적인 종말 등 다양한 요소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비정상적인 희망을 제시하기도 한다. 수세기 전의  시골 마을의 일상과 종교 그리고 고립된 삶이 배경이 된다. 


젊은 여성이 마구간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라든가, 이웃 독신 남에게 접근하는 것을 죄악시 하듯 가까이 하지 않는 모습이 연출되고, 남편의 부인에게 폭언이나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당연시 되든 시절인 듯싶게 전개된다.  


그러나 젊은 여성의 순수함과 배우고자 하는 근본적인 열망은, 독신남이 글을 쓰고 독서를 하는 인물이라는데 마음을 차츰 기울이도록 만든다. 남편의 박대라든가 짐승 같은 본능과는 대조적인 순진스럽고 선량해 뵈는 독신남에게 여인은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그녀는 가까이 다가가  독신남의 서적, 글 쓰는 종이와 펜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젊은 여성의 순수함과 배우고자 하는 근본적인 열망은, 독신남이 글을 쓰고 독서를 하는 인물이라는데 마음을 차츰 기울이도록 만든다. 남편의 박대라든가 짐승 같은 본능과는 대조적인 순진스럽고 선량해 뵈는 독신남에게 여인은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그녀는 가까이 다가가  독신남의 서적, 글 쓰는 종이와 펜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된다.



더구나 남편과 함께 누어있는 그녀에게 꿈속인 듯 밀가루를 뿌리며 접근하는 모습에서 그녀의 마음은 더욱 설레게 된다. 결국 그녀와 독신남은 키스를 하는 사이로 가깝게 되고 결국은 몸과 마음을 합치게 된다. 남편은 남편대로 다른 여인과 짐승소리 같은 숨소리를 내며 성행위를 하는 소리가 객석에 전달된다. 


가부장 적인 사회와 가정 속에서 관습처럼 남존여비로 살아야 했던 세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탈피해 보려는 여인의 삶이 바다 속의 물고기처럼 튀어 오르게 되고, 독신남이 제공한 술을 마시고 취해 잠이 든 남편을 결국 살해하게 되는 대단원과, 집안의 잡동사니로 무덤을 만들 듯 시체를 덮는 그녀를 보고, 경악해 자리를 피하는 독신 남, 대단원에서 남편을 처치하고 객석을 바라보고 미소를 짓는 여인의 모습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이 연극은 지적 호기심과 열정을 가진 ‘젊은 여자’가 마을의 관습적 언어에 안주하지 않고 자기만의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젊은 여자’는 관습과 규칙을 거부하기에 고통이 따르지만 결국 자신만의 삶으로 세상에서 홀로 서게 된다. 


김다인이 여자, 권 일이 남편, 양동탁이 독신 남으로 출연한다. 출연진의 놀라운 연기력은 관객을 완전히 극 속에 몰입시키고 우레보다 큰 갈채를 받는다. 


번역 감수 박여선, 드라마투르기 황연희, 기획 홍이룡, 기획팀 박온별, 움직임 손영민, 무대디자인 이창원, 의상디자인 최 원, 조명디자인 김다온, 음악감독 박소연, 음향디자인 김동열, 분장디자인 정지윤, 조연출 김정섭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제6회 여성연극제 연출가전 데이비드 해로우어 작 정지현 번역 연출 <암탉을 찌른 칼(Knives in Hens)>을 관객의 기억에 아로새겨질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한국의 전통사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조선왕릉 이어보기더보기
 한국의 서원더보기
 전시더보기
 한국의 향교더보기
 궁궐이야기더보기
 문화재단소식더보기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