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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180] 경남도립극단 창단공연, 박장렬 연출‘토지 1’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8-12 22:21:49
  • 수정 2023-02-15 08: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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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극단 창단공연 박경리 원작, 김민정 극본, 박장렬 연출의 ‘토지 1’을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관람했다.

박경리 소설가는 1926년 경상남도 충무시(지금의 통영)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박금이. 1945년 진주고등여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 김행도 씨와 결혼해서 이듬해 딸 김영주를 낳았다. 1950년 수도여자사범대학 가정과를 졸업한 후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6.25 전쟁 통에 남편이 서대문형무소에서 수감되었다가 죽고, 연이어 세 살 난 아들을 잃게 된다. 이후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1969년부터 한국현대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대하소설 「토지」연재를 시작하여, 1994년 8월 집필 26년 만에 ‘토지’전체를 탈고하였다. 

1980년 지금의 박경리문학공원 자리인 원주시 단구동 742번지에 정착하여 창작활동을 계속하였다. 1992년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서 소설창작론을 강의하였고, 1995년 같은 대학교 객원교수로 임용되었다. 1996년 토지문화재단을 창립하고, 이어서 1999년 토지문화관을 개관하여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토지문화관은 문학인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학술 문화 행사를 기획, 개최해 왔다. 2008년 5월 5일 폐암으로 타계하여 고향인 통영시에 안장되었다.

김민정(1974~)은 충남 당진 출생으로.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전문사 극작을 전공했다.

작품으로는 ‘가족의 왈츠’ ‘십년 후’ ‘나, 여기 있어’ ‘해무’ ‘길삼봉뎐’ ‘그 길에서 너를 만나다’ ‘미리내’ ‘너의 왼손’. 각색은 국립극단 ‘오이디푸스’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인형의 집(家)’ 수상경력은 2004 제7회 국립극장 신작희곡 페스티벌 당선 ‘가족 왈츠’ 2005 제5회 작은 신화 우리연극 만들기 희곡 공모 당선 ‘십년 후’ 2007 한국연극 베스트 7선정 ‘해무’ 2008 서울 아트마켓 선정 ‘해무’ 2009창작팩토리 우수작 선정 ‘해무’ 2012 김민정 희곡집 우수문학도서 선정 2014 창작산실 대본공모 당선 등 앞날이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미모의 여성극작가다.

연출가 박장렬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으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3기동인, 연극집단 반 창단 대표 및 상임연출이다. 서울연극협회 3, 4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 영상 대 출강, 우석대학교 연극과, 인천 전문대학교에 출강하고, 100만원 연극공동체’ 위원장, 사랑티켓 심의위원, 공연예술아카데미총동문회 5대회장이다. 서울문화재단 비상임 이사, 현 극장나무협동조합 이사장이고, 2017년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했다. 2019 대한민국연극제 예술감독이다.

작품으로는 ‘엘렉트라’ ‘미씽 미쓰리’ ‘집을 떠나며’ ‘나무 물고기’ ‘이혈’ ‘신발 뜨겁고 격렬한 인생’ ‘귀뚜라미가 온다’ ‘72시간’ ‘유형지’ ‘미리내’ ‘달하’ ‘레미제라블’ 등을 집필 또는 연출한 한국연극의 주춧돌이다.

토지의 내용은 최참판 일가와 이용 일가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모두 5부 16권의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1894년 평사리에서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최참판 일가의 몰락을 그리고 있다. 

2부에서는 배경을 만주 용정으로 옮겨 최서희의 치부와 조준구에 대한 복수, 그리고 최서희와 두 아들을 비롯한 평사리 사람들의 귀향을 그리고 있다. 3부에서는 배경이 넓어져 만주와 일본 동경, 서울과 진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김환(구천이)이 옥사한다. 

4부에서는 김길상의 출옥과 탱화의 완성, 기화(봉순이)의 죽음, 그리고 오가다 지로와 유인실의 사랑과 갈등을 그리고 있으며, 2세대인 이 용의 아들 이홍과, 최서희와 김길상의 두 아들 최환국과 최윤국이 이야기의 전면에 서서히 등장한다. 5부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가운데 한국인들의 고난과 기다림을 형상화하고 있고, 주요사건은 이상현과 기화의 딸 이양현과 최윤국, 그리고 송관수의 아들 송영광의 삼각관계가 있다. 이 소설은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알리는 라디오 방송을 들은 이양현이 최서희에게 달려와 그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끝난다.

연극 ‘토지Ⅰ’에서는 경남 하동이 주 배경으로, 작품 속 주인공인 최참판댁이 간도 용정으로 이주하기 이전까지의 내용을 다룬다.

무대는 배경에 평사리 부근의 깊은 산골이 펼쳐지고, 배경 앞 상수 쪽으로 노송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하수 쪽은 바위가 있고, 객석 가까이에 낚시터가 있어 바위에 앉아 낚시꾼이 낚시대를 물 속에 드리운다. 어린이들이 등장할 때는 배경에 나비가 나르는 애니메이션 영상이 투사되고, 천정에서 장면변화에 따라 초생달과  보름달이 내려와 빛을 발한다. 

기왓골이 제대로 펼쳐진 최참판댁 집이 무대를 차지하고, 장면변화에 따라 돌담장과 평상이 등장하고, 상수 쪽에 최참판의 잠자는 방, 최참판 댁 대문이 하수 쪽에 자리를 잡기도 한다. 대보름 밤 등불을 든 마을 사람들이 등장하고, 배경 색을 변화시켜 분위기 창출을 꾀하기도 한다.

26년간 집필한 토지의 내용이 방대하기에 축약시켜 각색 공연한 연극이라 시대적 상황변화나 내용전달이 어찌 무리가 없으랴 만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을 알베르 까뮈가 각색한 ‘악령’이나, 희랍극을 재창작한 장 아누이의 ‘안티고네’, 전후 종로 3가 일대의 실태를 서사음악극으로 그려낸 故 김의경 작 ‘갈대의 노래’처럼 해설자를 등장시켜 시대나 상황변화는 물론 내용전개를 증진시켜 관객의 이해를 도운 것처럼 ‘토지 1’에서도 해설자가 등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악령’에서는 최불암, ‘안티고네’에서는 故 황창배(대통령상 수상화가), ‘갈대의 노래’에서는 故 나영세(극단 실험극장 배우)가 해설자로 출연해 호연을 보였다.  

박선혜, 한재호, 이사라, 이은경, 박승규, 김수현, 류창우, 최지환, 조정우, 차영우, 배진만, 김지연, 송준승, 김진영, 김현수, 하미연, 박배리, 정명심, 김보현, 이상희, 박현철, 이태성, 민석준, 남재영, 최연서, 이태화, 유민지 등 출연진의 혼신의 열정을 다한 연기는 연기경연대회장과 방불한 공연을 펼친다.

단장 하성필, 부단장 김동욱, 사무장 김민기, 문화기획 김세영, 홍보 마케팅 천예은, 사무 윤유진, PD 김제명, 무대디자인 엄진선, 작곡 음악감독 박진규, 조명디자인 김철희, 의상디자인 박근여, 안무 박호빈, 무대감독 김혜순, 분장디자인 이지원, 음향 이기봉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세계에서 가장 긴 장편소설의 하나인 <토지 1>을 한폭의 움직이는 명화처럼 만들어 냈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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