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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179] 국립극단, 안경모 연출 'SWEAT 땀 힘겨운 노동'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7-19 00:05:52
  • 수정 2023-02-15 08: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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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의 린 노티지(Lynn Nottage) 작, 고영범 역, 안경모 연출의 'SWEAT 땀 힘겨운 노동'을  명동예술극장에서 관람했다.

린 노티지(Lynn Nottage)는 극작가로 1964년에 뉴욕시 브루클린 출생. 피오렐로 라과디아 예술고등학교 재학시 첫 희곡 <베로나의 어두운 면The Darker Side of Verona>을 썼다. 이후 브라운대학을 졸업한 뒤 예일대학 대학원에서 희곡을 공부했다.

그의 주요 작품은 <기쁨의 식탁에서 떨어진 부스러기Crumbs from the Table of Joy>(1995), <속옷Intimate Apparel>(2003), <우화Fabulation>(2004), <폐허Ruined>(2008), <그건 그렇고, 베라 스타크를 소개합니다By the Way, Meet Vera Stark>(2011)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폐허>가 그에게 첫 번째 퓰리처상 (2009)을 안겼다.
그는 다양한 소재를 작품에 담으면서 시종일관 미국 사회 내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어 왔다. 이를 통해 차별은 피해자를 해칠 뿐만 아니라 가해자 또한 이유 없는 폭력의 주체로 타락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적 질병이라는 점을 지적해 왔다.

<스웨트Sweat>(2015)는 지금까지 해온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그 주제를 미국 제조업의 몰락이라는 커다란 맥락 안에서 다룸으로써 인종 간 폭력과 계급의 문제가 분리된 것이 아님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노티지는 이 작품으로 두 번째 퓰리처상(2017)을 수상했고, 이 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작가가 되었으며, 2019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올랐다.  

고영범(1962~)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학부에서는 신학을, 미국에서 다닌 대학원에서는 영상제작을 공부했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에는 민중문화운동연합에서 대본 구성하는 일을 했고, 미국으로 건너간 뒤로는 주로 뉴욕에서 영상제작과 관련된 일을 하다가 2002년부터는 다시 문자로 하는 일로 돌아와 번역, 희곡,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단편영화 [낚시가다End of Summer](35mm, 13분. 2000년 오버하우젠 영화제 선정작)를 비롯해 다수의 방송용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태수는 왜?』> <이인실>, <방문>, <에어콘 없는 방>(2016년 벽산희곡상 수상작) 등의 희곡을 썼다.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십 분짜리 영화학교>, <레이먼드 카버: 어느 작가의 생> 등의 단행본과 <예술하는 마음> 등 다수의 희곡을 번역했다.

안경모(1971~)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와 용인대 연극영화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원 연출과 전문사 출신으로 현재 극동대학교 교수다. 2006년 제27회 서울연극제 인기상 <내일은 천국에서> 연출, 2007년 한국연극 베스트7 <해무(海霧)> 연출, 2010 <늙은 자전거>, 2011 <살>, <해무>, 2012 <그리고 또 하루>, 2013 <천개의 기억>, 2014 <조씨 고아> 극본 2015 <무협활극 조씨 고아> 극본, 2016 <장수상회>, 2018 <찰리 찰리>를 연출한 장래가 기대되는 연출가다.

《스웨트》는 펜실바니아주의 공장지대인 레딩 타운의 한 공장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이후인 2000년과 2008년을 오가며 진행된다. 2000년은 미국의 제조업체들이 폐업과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던 무렵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공장에서 25년 가까이 일해온 삼총사 신시아, 트레이시 그리고 제시는 레딩의 한 바bar에서 하루의 피곤을 풀곤 한다. 2000년의 어느 날 회사는 현장 노동자를 관리직으로 승진시키겠다고 한다. 흑인 여성인 신시아는 인종적, 성적 차별을 벗어나고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백인 여성인 트레이시는 회사의 정책을 반신반의하며 소극적으로 임한다. 결국 관리직은 신시아에게 돌아가고, 이들 사이의 우정은 금이 가기 시작한다.

이러한 갈등은 회사의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공장 라인이 순식간에 폐쇄되면서 절정에 이르러 신시아와 트레이시의 아들인 크리스와 제이슨마저 일자리를 잃는다. 정규직이자 노조원이었던 이들이 해고된 자리에 히스패닉계의 임시직이 들어가면서 노동조합의 투쟁은 점점 힘을 잃는다. 결국, 모두의 삶과 오랜 연대가 녹아 있는 그 바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하고 만다. 바의 사장 스탠이 철제 야구 방망이로 머리를 강타 당한 후 쓰러진 것이다. 당연히 폭력을 행사한 크리스와 제이슨은 구속을 당한다. 그 후 스탠의 뒤를 이어 오스카가 바의 주인이 되고, 세월이 흐른 후 세 여인은 서로의 상처를 돌보는 사이로 다시 가까워지고, 석방된 크리스와 제이슨은 오스카가 운영하는 바아를 다시 방문하니, 죽은 줄 알았던 스탠이....  

이 작품은 바로 이 현상, 노동계급의 붕괴를 가장 작은 사회단위인 개인과 개인의 관계, 그리고 각 개인의 내면의 변화 속에서”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때 각 개인은 흑인이고, 히스패닉이고, 백인이다.” 노동자라는 동질성을 가지지만 인종이라는 차별성을 가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피부색과 인종차별문제를 없앴다.

무대는 커다랗고 우중충한 고층 건물에 창이 여러 개 달리고 출입문이 좌우로 달려있는 막이 본래 극장 막 대신 처져 있다. 막이 열리면 경찰서 취조실이 나오고, 암전이 되어 그 장면이 사라지면 커다란 바라가 무대전체를 차지한다. 술병을 진열한 장과 장식장 그리고 카운터가 있고 식탁과 테이블이 배치되고 상 하수 쪽에 등퇴장 로가 있다. 미국의 시대적 배경에 따르는 정치적 경제적 변화가 여러 개의 영상투사로 소개가 되고, 당시 미국 대통령이 소개가 된다.

박상원이 스탠, 송인성이 신시아, 강명주가 트레이시, 문예주가 제시, 김수현이 브루시, 유병훈이 에반, 송석근이 크리스, 박용우가 제이슨, 김세환이 오스카로 출연한다. 출연진의 작중인물의 성격창출에서부터 혼신의 열정을 다한 호연과 열연은 관객을 연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드라마투르기 최성희, 무대 도현진, 조명 김영빈, 의상 오수현, 영상 박 준, 음악 윤현종, 음향 송선혁, 분장 백지영, 소품 송미영, 무술 이국호, 조연출 환준형, 안무트레이닝 이경은 그 외의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국립극단의 린 노티지(Lynn Nottage) 작, 고영범 역, 안경모 연출의 을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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