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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178] 제1회 끌 올 연극전 창작집단 이랑, 이지영 연출 '싼마이 히어로'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7-18 23:57:05
  • 수정 2023-02-15 08: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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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끌 올 연극전 창작집단 이랑의 오채민 작, 이지영 연출의 <싼마이 히어로>를 혜화동 선돌극장에서 관람했다.

오채민의 본명은 오승수다. 오승수는 프로젝트 옆집누나의 작가 겸 연출가다. <옆집누나> <비타민> <죽었다, 그녀가> <오래된 아이> <혼자가 아니다> <버려진 인형> <영화처럼> <오셀로·붉은 피… 튀다> <두데기 시인의 봄이 오면> <원더풀 데이> <투인 맥베스> <사무라이 혹은 감각의 드라마> <10분> <붉은 달> 뮤지컬 <블랙아웃> <좋은 친구> <화금석> <우상> <혼자 하는 합주> 등을 쓰고 연출했다. 거창연극제 희곡상 수상, 밀양연극제 수상, 2인극 페스티발 수상,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 2인극 페스티발 희곡상 수상 작가이고 차세대 예술인력 1기로 발전적인 앞날이 예측되는 미모의 여성 작가 겸 연출가다.

연출을 한 이지영은 원래 극작가다. 이 현이라는 필명으로 희곡발표를 하고 <비상구> <왕기사> <어느 날 그녀의 남편이 찾아왔다>를 연출한 창작집단 이랑의 대표다.

무대는 배우의 숙소다. 배경 앞에 의상을 걸어두고, 낮은 장 위에 가발을 얹어놓았다. 벽에는 공연마스크를 걸어놓고, 그 앞에 탁자와 의자가 있다. 탁자 위에는 가죽공예를 하는 작업도구와 재료가 보인다. 상수 쪽에도 세우는 옷걸이가 있다. 하수 쪽 중앙에 욕조가 놓였다. 상 하수 양쪽에 등퇴장 로가 있다.

연극은 형제처럼 가까운 두 명의 남배우가 출연해 이끌어 간다. 연극을 계속하는 방편으로 아우노릇을 하던 한명은 가죽공예 알바로 생활보탬을 하고, 형노릇을 하던 한명은 스턴트 맨 알바를 했으나 고층 건물에서 몸을 날려 사망한 것으로 설정된다. 그런데 아우노릇을 하던 배우의 꿈에 자주 형 노릇을 하던 배우가 나타난다. 하도 자주 나타나기에 두 사람은 동거를 하는 것처럼 연출된다. 아우는 그만 좀 나타나라고 사정을 하지만, 형은 아우의 소리가 당나귀 귀에 찬송가 부르기나 마찬가지다. 두 배우는 마이크를 들고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며 관객의 호응을 요청하기도 한다. 물론 다투기도 한다. 그러다가 욕조에 물을 가득채우고, 두 배우는 사회∙정치 연극의 대표적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페터 바이스의 <마라, 사드>를 연기하기 시작한다.

<마라, 사드>는 프랑스 혁명기의 영웅 마라와 사드 후작에 대한 두 가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하나는 사드 후작이 1801년부터 1814년까지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그곳의 환자들과 연극을 공연했다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프랑스 혁명가인 장 폴 마라가 시골에서 올라온 한 처녀에게 암살당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혁명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들춰보면, 급진적인 저널리스트이자 정치가로 잘 알려진 장 폴 마라는 프랑스 혁명 이후 로베스 피에르, 당통과 함께 자코뱅 당을 이끌었으며 혁명 당시 실질적인 지도자로서 공포정치를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공포 정치는 1793년 7월12일 자택 욕조 안에서 지롱드 당 지지자인 샤를로트 코르데에게 암살당하며 막을 내렸다.

마르키 드 사드는 프로방스 지방의 순수 귀족 출신으로‘새디즘, 새디스트’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연극에서는 역사적 실존 인물이었던 두 사람, 마라와 사드를 한 공간에서 만나게 하고 원작의 내용처럼 마라의 암살과정을 칼로 연출해 낸다. 사드를 한 형역의 배우가 마라의 가슴을 칼로 찌르고, 마라는 목숨을 잃는다. 사드는 사라지고, 관객은 마라가 죽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마라는 죽은 듯 있다가 일어나 욕조에서 나오며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마라 이해원, 사드 강전영 등 2인의 탁월한 기량의 배우가 출연해 혼신의 열정을 다한 열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낸다.

조연출 성재규, 드라마터그 이민규, 조명 곽두성, 음악 강현욱, 오퍼 서해영, 사진 문성수, 디자인 이지영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제1회 끌 올 연극전 창작집단 이랑의 오채민 작, 이지영 연출의 <싼마이 히어로>를 전국순회공연이 바람직한 창아기발(創雅奇拔)한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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